소화불량 

 Indigestion 


소화불량이란 식후포만감, 조기포만감, 속쓰림과 통증 등 다양한 복부 불편감을 통칭하는 용어입니다.


  •  소화불량이란? 

소화불량이란 식후포만감, 조기포만감, 속쓰림과 통증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있으면 소화불량이라고 합니다. 이 외에 메슥거림, 구토, 팽만감, 잦은 트림 등도 포함됩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건강한 사람도 일생에서 여러 차례 경험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런 증상들이 자주, 심하게, 장기적, 주기적으로 발생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치료 대상이 됩니다.
우리가 일정량 이상의 음식을 먹은 뒤 포만감과 포만감을 넘어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생리적인 현상입니다. 음식을 소화하기 위한 위산과 소화액들이 위나 소장에 차게 되면 압력이 높아지고, 그 신호가 뇌로 전달되면 포만감과 불편함으로 해석되어 더 이상 음식을 먹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상인들 가운데 포만감이나 불편함을 느낄 정도의 양을 먹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위의 압박감이나 팽창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 위장의 팽창에 대한 과민성이 있다고 하며, 기능성 소화불량의 중요한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외에 위장의 배출기능이 정상인보다 떨어져 있는 경우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위장, 소장, 대장의 다양한 신호들이 중추에서 해석되는 과정에서 부조화가 일어나 질환이 생긴다고 해서 이를 ‘소화기와 뇌의 상호작용 불균형(disorders of gut-brain interaction)’이라는 질환으로 부르기까지 합니다. 그만큼 소화와 뇌는 연관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소화불량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소화기관의 기능과 과민성뿐만 아니라 중추와 자율신경계의 측면도 고려해야 합니다.


  •  소화불량의 원인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위암이나 췌장암 같은 종양, 염증, 그리고 소염진통제나 감기약, 항생제, 골다공증 약 등의 약물도 소화불량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실제로 소화불량은 다양한 검사에서 이상이 없으나 증상이 있는 경우, 즉 ‘기능성 소화불량’이 원인인 경우가 제일 흔합니다.
명치 부위에는 식도, 위, 십이지장, 간, 담낭, 췌장, 소장과 대장의 일부를 포함한 다양한 장기가 있어서 이들 중 어느 곳에든 문제가 있으면 소화불량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위, 십이지장, 식도 하부에서 기인한 소화불량이 다수를 차지합니다. 과거에는 위와 십이지장에 생기는 소화성 궤양(위궤양, 십이지장궤양)이 많은 원인을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위식도 역류질환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명치 부위에 자리한 장기에 발생하는 암(식도암, 위암, 췌장암, 담낭암, 간암 등)도 초기에는 소화불량 증상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에서 위암은 소화불량 증상이 있어서 검사했다가 발견되는 가장 흔한 암입니다. 그러나 소화불량이 위암 때문일 가능성은 매우 적고, 소화불량이 오래되었기 때문에 위암이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위암이 암 중에서 흔한 편이고 내시경검사로 비교적 수월하게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긴 것으로 추측됩니다. 일반적으로 소화불량 증상이 비교적 장기간(최소 6개월)에 걸쳐 비슷한 정도로 반복되는 양상을 보인다면 암일 가능성은 적습니다.


  •  소화불량의 검사 

증상이 얼마나 오래됐는지와 함께 지금까지 적절한 검사를 받아왔는지 확인합니다. 우리나라 성인은 최소한 2년에 한 번씩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을 권장하는데, 전체 인구의 약 80%가 이를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 혈액검사와 초음파검사, 생애전환기 검사를 최근까지 주기적으로 받았다면 실제로 심각한 병이 있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검사를 거른 사람 가운데 소화불량이 최근에 더 심해진다든지, 패턴이 변한다든지, 새로운 증상(체중 감소, 구토, 혈변, 삼킴곤란 등)이 나타난다든지, 암이 생길 확률이 높은 50~60대라든지, 가족력이 있다든지 하면 추가 검사를 시행합니다. 거기서도 이렇다 할 문제가 없으면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진단합니다.


  •  소화불량의 치료 

소화불량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소화불량이 흔하지만, 암으로 진행하는 병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증상이 만성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와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는 각각의 원인들에 대한 치료법은 비교적 다양한 편입니다. 소화관의 운동이나 위장의 음식 수용 능력이 저하된 경우에는 소화관 운동기능 촉진제를 사용합니다. 위산과다와 연관된 속쓰림이나 명치 통증에는 위산분비억제제, 점막의 염증으로 인한 불편감에는 점막보호제가 사용됩니다. 뇌와의 상호작용 불균형이나 자율신경계의 부조화 등이 문제가 되는 것으로 판단될 때는 신경조절제를 투여합니다.
이렇게 치료약제가 다양한 이유는 소화불량의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또 대부분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여러 약제를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상길 교수 >